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잠을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
- 도스트예프스키 -
▣ 뛰지 말고 걸었어야 했는데.....
세상에는 직접 겪어봐야 아는 것들이 있다. 사업 중간중간에 지뢰처럼 숨겨져 있는 이른바 문턱들이다. 이 문턱은 지뢰처럼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이 문턱을 통과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첫 번째 문턱은 원점에서 시작하기다.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항상 원점에서 자신을 재평가하고, 분해하고, 재조립해야 한다. 특히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자신의 적정 가치를 제대로 평가한 후 '거래'를 시작해야 한다.
시장에서 상품을 사는 사람은 자신이 지불한 가격보다 상품이 가진 가치가 크다고 생각할 때 산다. 회사가 주는 연봉도 마찬가지다. 내 연봉이 1억 원이라면 회사는 내가 1억 원 이상의 수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개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나이 든 사람이 팔씨름을 할 때와 비슷하다. 이겼을 때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 봐, 나 아직 죽지 않았어!', 졌을 때는 '그 자식 힘 세네' 내가 힘이 약한 게 아니라, 상대방이 힘이 센서 진 것이다. 세상 일도 똑같이 생각한다. 나는 능력이 있는데 회사가,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가치를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지만 평가를 하는 것은 세상이다. 모든 것이 그렇다.
시장에서 적정 가치(가격)이란 자신이 매기는 것이 아니다.
제시는 할 수 있지만 거래가 되는 가격은 현실에 기반에 매겨진다.
어차피 시장에서 살아야 한다면 시장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재테크 격언 중에 '최고의 투자는 자신의 능력을 기르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문턱은 조직 만들기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하나둘씩 일이 늘어나면 사람도 늘어난다. 하루가 바쁘고 사업하는 맛을 느끼며 몇 명 안 되긴 하지만 부서가 생기면서 일하는 조직이 갖춰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문제가 생겨난다. 어떤 조직을 어떻게 만들고, 각 조직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조직끼리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지가 사장의 지시에 의해, 또는 직원들끼리 묵인이나 합의에 의해 정해진다. 반면 가족적이던 분위기는 점점 일에 치여 갈등으로 변하고, 불만에 찬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많은 중소기업이 이 문턱에서 사라지거나 넘어져 치명상을 입는다.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고 후유증이 심각한 내상을 입기도 한다. 왜 그럴까?
틀(구조)이란 한 번 정해지면 오래간다. 더구나 사람으로 이뤄진 조직은 묘하게 그 자체가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생명체는 생존을 유지하는 방식을 만들게 된다. 여기서 방식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회사가 더 커지면 기업문화가 된다.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는 한 번 잘 못 형성되면 쉽게 고쳐지지 않고 결국에는 망하는 지름길이 된다.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을 보면 평생을 같이할 '사업 반려자'를 얻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국으로 성장할 때 묵묵히 빌 게이트를 도운 스티브 발머가 있고, 워런 버핏에게도 찰리 멍거라는 반려자가 있다. 또 소니를 창업한 모리타 아키오에게는 천재 기술자 이부카 마사루가 있었다. 혼다의 창업자인 소이치로가 기술에 매진할 때 모든 회사경영은 후지사와에게 맡겼다. 혼다는 후지사와가 없었더라면 회사는 벌써 망했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런 문턱을 무사히 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해야 한다.
가장 먼저 변해야 할 사람은 사장 자신이다.
개인이 새로운 문턱을 넘어야 할 때가 되면 다시 원점에 서야 한다.
원점에서 모든 것을 다시 바라보고, 다시 평가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바빠지는 하루가 정신없게 만든다. 걸어야 하는데 뛰기 시작한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다가 진짜 챙겨야 할 일을 놓치고 만다. 눈앞에는 없지만 우선 급한 일들을 생각했어야 하는데, 뛰지 말고 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 꽃이 아름다운 이유
세계적인 기업인 월마트를 창업한 샘 월튼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45년 미국의 변두리인 아칸소에서 작은 가게였다. 그가 두 번째 가게를 연 것은 7년이 지난 후였다. 그러고 25년이 지난 1970년에야 38번째 점포를 열 수 있었다. 40여 개 정도의 규모를 이루는데 25년이나 걸린 것이다. 그러고 나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00년 월마트는 3,000여 개 점포에서 1,5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이 아나리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다가 걷다가 달려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쇼에 나가는 말'이 이니라 '묵묵하게 쟁기를 끄는 말'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고비가 닥쳐왔을 때 그들은 묵묵히 쟁기를 끄는 말처럼 신중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천재라고 불린 아인슈타인도 특수상대성 이론을 터득하는데 10년이 걸렸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도 이미 물리학의 기본 지식을 대부분 터득하고 있었음에도 중력의 법칙을 증명하는데 18개월 동안 끼니를 거를 정도로 연구에 집중해야 했다.
단순히 견뎌내는 시간이 아니었다. 자신만의 렌즈를 정밀하게 깎고, 자신만의 렌즈로 세상을 보고, 생존무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생존무기를 자신만의 독보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월마트 설립자 샘 월튼의 가장 싼 생활필수품 시스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뉴턴의 만유일력이 그들의 생존무기였던 것이다.
1977년 미국의 미래학자인 그레이엄 몰리터는 우리가 보는 어떤 현상은 영어의 S자 형태로 나타난다는 'S자 곡선' 이론을 발표했다. 어떤 하나의 흐름은 초기 단계에 미미할 정도로 느린 성장 단계로 진행된다. 그런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빠른 흐름으로 이어지는 빠른 성장 단계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100명 이상의 공인된 천재들의 삶을 연구한 결과 S자 곡선이 그려지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미리 시작하고, 작지만 의미 있게 시작하고, 남과 다르게 시작해 일관성 있게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훌쩍 성장하는 단계에 이른다는 것이다. 기어야 하고, 걸어야 하는 어려움을 이겨내면 어느 날 달릴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다. 축적이 미래를 향한 돌파구를 열어주는 것이다.(S자 곡선 참조)
하버드대 교수이자 심리학자로 다중지능이론을 창안한 하워드 가드너는 한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대개 10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앞서 말한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봐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위대한 성공은 있어도 위대한 비약은 없다.
그리고 위대한 성공은 항상 작은 노력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