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의 영역을 넓히는 것
강릉에 1950년에 개업하여 지역 대표 노포로 알려진 소머리국밥 전문 음식점 '광덕식당'이 있다. TV프로그램에 반영되면서 맛집으로 유명해지자 손님이 많아지면서 그분만의 성공 비결 중 하나인 '영역을 넘나드는 고민'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장님의 고민은 식사 시간을 피해서 온 손님들도 줄을 길게 서야 할 정도로라 마음이 무척 불편했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 덜 기다리게 할 수 없을까 무수히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 사장님의 솔루션은 의외로 간단했다. 손님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손님 수에 맞춰 국밥을 불에 올려놓는 것이다. 손님이 몇 명인지는 주방에 설치된 주차장 CCTV 모니터 화면을 보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홀에 있는 직원 역시 모니터 화면으로 손님 수를 미리 파악하고 손님이 들어가기 전에 테이블 세팅을 마치고 밑반찬까지 준비했다. 이렇게 하니 대기 시간을 줄어들어 손님들도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돌아갈 수 있었다.
광덕식당이 남달랐던 것은 서비스 영역을 식당 내부뿐만 아니라 주차장까지 확대했다는 데에 있다.
즉, 손님이 식당에 들어서기 전부터 관리한다는 생각이 놀라운 점이다.
이처럼 서비스의 영역을 허물어서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또 한 가지는 CCTV의 본래 용도인 보안 도구 외에 고객 관리 도구로 전환해서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고민의 깊이가 남달랐기에 창의적인 관점이 가능했을 것이다.
모두가 당연하게 여겨서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집요하게 고민했기에 아주 작은 변화로도 남다른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 퀀텀 점프를 하려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생전에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운 것을 일부러 잊고 다시 배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21세기에 필요한 리터러시는 "이전의 지식과 기술을 버리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라는 의미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점진적인 발전이 아닌 비약적인 성장, 즉 '퀀텀 점프'를 요구하기도 한다. 퀀텀 점프는 양자역학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 양자가 하나의 에너지 상태에서 다른 에너지 상태로 옮겨갈 때 계단 위로 도약하듯 뛰어오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경제학에서는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이나 발전'을 의미하기도 하며, '기존의 한계, 알려진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방법 및 계책'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퀀텀 점프를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흡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관점으로 해석해서
서로를 '연결'하는 것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완전히 새로운 가치와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가끔 대학교 강연장에서 '구글에 취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사실 구글에서 일하는 데 대학 전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글로벌 기업 대다수는 전공보다 중요한 것은 배우고 경험한 것을 자신의 업무에 얼마나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도 어려운 데 더 나아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남다른 가치와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려면 더 이상 점프대 앞에서 망설여선 안 된다. 도약판을 힘차게 딛고 뛰어올라야 한다.
▣ 인생에 쓸모없는 우연이 있을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는 고민이다. 이와 관련하여 스티브 잡스가 말한 '커넥팅 더 닷츠'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스티브 잡스는 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학창 시절 우연히 듣게 된 서체 수업이 자신의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서체 수업을 듣게 되면서 서체의 다양한 종류와 여러 서체의 조합으로 생기는 여백의 중요성, 그리고 서체를 이루는 디자인 요소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10년 후 스티브 잡스는 첫 번째 매킨토시를 구상할 때 서체 수업에서 알게 된 모든 것을 응용했고, 결국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를 선보였다.
지금 하는 일들이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더라도
미래에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하고 있는 일이든 공부든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목표를 향한 집요함'이다. 우리는 일에서 가치를 찾지 못할 때, 주어진 과업을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오늘 하루가 쌓여 미래를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작은 것이라도 목표로 정해두고 집요하게 매달려보는 시도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브 잡스가 말한 '커넥팅 더 닷츠'를 '인생에 쓸모없는 우연은 없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미래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되도록 매 순간을 치열하게 채워가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일과 삶에 대한 만족도뿐 아니라, 출근할 때의 표정도 확연히 달라지지 않을까?
▣ 생존을 위해 필요한 3가지
앞서 데이터가 데이터가 아주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누차 강조했고, 데이터를 잘 엮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창의적인 접근, 새로운 관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도 말했다. 그렇다면 '데이터 리터러시'를 '내 일'과 '내 삶'에 접목하여 구체적인 성과와 성장을 창출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나는 '트렌드 새비(Trend Savvy)', '딥씽킹(Deep Tninking)', '컬래버레이션(Collboration)'을 세 가지 핵심역량으로 제시하고 싶다.
트렌드 새비는 데이터를 넓고 깊게 보는 능력과 관련이 있고, 딥씽킹은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일과 관련 있으며, 컬래버레이션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솔루션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일과 관련이 있다. 이 세 가지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한 가지만 뛰어나게 잘하면 안 된다. 서로 역량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세 가지는 새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성공한 프로젝트에서 발견한 것이다. 또한 성과 높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자질이기도 하다. 물론 이 세 가지를 한다고 해서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프로젝트를 보면 이 세 가지가 전제된다는 사실을 경험한 것이다. 마치 모든 독서광이 CEO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CEO가 독서광인 것처럼 말이다.
인공지능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어, 인간이 하고 있는 일을 하나씩 대신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 생존하기 위한 트렌드 새비, 딥씽킹, 컬래버레이션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꼭 갖춰야 할 역량이며, 앞으로 이 세 가지 역량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Part 2의 트렌드 새비를 시작으로 한 가지씩 차근차근 살펴보자.